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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랑용선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2회 작성일 25-06-1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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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나는 해외유학원에 근무하며 항공편으로 외국을 자주 다닐 때였다. 하루는 지인이 선박 여행도 재미있다며 권해서 무턱대고 M 카페에 가입했다. 그곳에는 중국 역사는 물론이고 광활한 대륙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방대하게 올려져 있었다.
소설 같은 중국 이야기를 읽으면서 멀게 느껴지던 중국이 성큼 내게 다가왔다. 한번 가볼까. 하지만 인터넷상에서 만난 사람들과 외국을 여행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불안해서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서울에서 카페 동호회 정기 모임이 있기에 KINDEX200 주식
참석했다.
카페에 접속할 때마다 중국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선지 몇몇은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중국 산둥성 옌타이 3박4일 일정에 신청했다. 같은 동호회 회원이라고는 해도 사실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여러 계층의 낯선 사람들인데도 금방 친해질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도시인에게는 생소한 선박 여행이라는 타이틀로 한울에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이녹스 주식
다. 실은 막상 승선하고 보니 소무역상, 단순 외국인 여행객, 현지인, 해외 출장업무차 등 다양한 계층의 승객들로 호기심도 생겼다.
한편, 내심 뭔지 모르게 문득 불안함이 엄습했던 것도 사실이다. 언어도 전혀 통하지 않는 중국에서 자유여행을 한다는 것은 모험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인천 연안부두 집합 장소에서 일행을 만나면서 그런 나의 염내일의추천주
려는 일종의 기우였음을 실감했다.
서로 다른 100여 명이 움직이는 데도 운영진의 체계적인 진행으로 질서정연한 가운데 아무 불편 없이 3박4일 간 즐거운 여정을 보냈다. 한중국제여객선 '향설란' 탑승도 난생처음이었는데 신기했다. 한밤중 잠을 자다 어렴풋이 깨어 선창 밖을 내다보니 칠흑같이 캄캄한 밤, 향설란은 마치 자동차가 까만 아스팔트 TIGER농산물선물(H) 주식
위를 질주하듯이 하얀 물살을 일으키면서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름다웠다.
선상에서의 식사 시간도 잊을 수 없다. 선내 식당 3면 모두 바다가 보이는 식탁에서 동호회 회원 10명씩 빙 둘러앉아서 식사하던 생각을 하면 지금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나는 사뭇 선창 밖을 내다보며 밥을 먹고 있는데 옆에 앉은 부부가 부스럭거리면서 뭔가 슬쩍디오텍 주식
내놓는데 풋고추랑 고추장이었다. 그때 그 풋고추 정말 맛있었다. 저녁 식사 후 향후 3박4일 간 여정에 대한 선상 설명회 장소도 식당에서였다. 3면이 바다가 보였다.
그렇게 나의 해외 첫 선박 여행이 시작되었다. 사실 북경, 만리장성 등 중국은 여행사 패키지상품으로 몇 군데 갔지만, 선박 여행을 떠나보니 항공으로 떠난 중국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특히 3박4일 간 여정 중 하이라이트인 시장 견학은 정말 새로웠다.
이튿날 아침, 밤새 긴 항해를 마치고 선상에서 하선, 입국장 밖으로 나오니 2005년 봄 옌타이항은 외국이라기보다는 우리 시골 어딘가 온 것처럼 낯익은 편한 느낌이었다. 우리는 대기하고 있던 관광버스에 타고 그날 일정을 소화했다. 시대광장, 싼잔시장, 대윤발, 두만강 식당, 월마트, 대묘문화시장, 저스코, 옌타이대학교, 황진이 식당 등
나는 문득 그곳에 어학원(한국어, 중국어, 영어)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국내에서 멀지 않고 항공편과 선박을 다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였다. 그래서 1년 상용비자를 받아서 그 후 매달 선박 여행으로 옌타이를 방문했다. 중국어 회화도 열심히 배워서 중국어 한자를 쓰지는 못해도 읽거나 웬만한 대화는 가능했다. 옌타이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청도(?? Qingdao) 등 여러 지방을 여행하면서 중국의 낯선 문화에도 많이 익숙해졌다.
특별한 게 있다면, 나는 그 기간 옌타이를 다녀와서 여행 후기를 썼다. 옌타이를 처음 여행하는 동호회 회원을 위해 안내 겸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인기가 있었다. 옌타이 시내 지도는 내가 걸어 다니면서 익힌 위치를 색연필로 그려서 카페에 올려놓기도 했다. 나중에 보니 위치가 반대로 그려진 곳도 다수였다. 그런데도 그 지도가 큰 도움이 되었다고 고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것이 나의 글쓰기 마중물이 된 셈이다.
그때 쓴 후기 중 「옌타이(烟台) 부채」가 계간 《시에》 수필로 당선된 것이다. (2010) 그 후 함께 살던 부모님 두 분이 영면에 드시면서 나의 외국 여행도 멈추었다. 그리고 코로나가 창궐하자 외출조차 뜸해졌다. 나는 이제 다시 깨어나듯 막 날갯짓을 하려는 참이다. 그동안 밀어두었던 글을 마저 쓰면서.
민순혜/수필가



민순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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